예금 금리를 비교하다 보면 '최고 연 3%대' 같은 숫자에 눈이 먼저 갑니다. 하지만 실제로 통장에 들어오는 돈은 연 금리가 아니라 내가 맡기는 기간, 이자 지급 방식, 세금을 모두 반영한 뒤의 금액입니다. 특히 만기를 개월 단위가 아니라 일 단위로 고를 수 있는 상품이 늘면서 '정확히 며칠 맡기면 얼마가 남는지' 계산하는 습관이 더 쓸모 있어졌습니다. 계산식은 초등학생 수준이니 한 번만 익혀두면 어떤 예금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습니다. 아래 금리와 금액은 모두 설명을 위한 가상의 숫자입니다.
기본 공식: 원금 × 연 금리 × 일수 ÷ 365
대부분의 일반 정기예금은 단리 방식으로 이자를 계산합니다. 세전 이자는 원금 × 연 금리 × 맡긴 일수 ÷ 365입니다. 은행에 따라 365일 대신 실제 연도 일수를 쓰는 등 세부 기준이 다를 수 있으니 약관의 계산 기준일은 한 번 확인해보세요.
가상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. 1,000만원을 연 3.0%로 200일 맡긴다면 10,000,000 × 0.03 × 200 ÷ 365로 세전 이자가 약 164,384원입니다. 여기서 일반적인 이자소득세 15.4%(소득세 14% + 지방소득세 1.4%)가 약 25,315원 빠지면 세후 이자는 약 139,069원입니다. 연 금리가 3%여도 실제 손에 쥐는 수익률은 세후 기준 연 2.54% 안팎이라는 뜻입니다.
금리 0.1%p 차이는 실제로 얼마일까
상품을 고를 때 0.1%p 차이를 두고 고민하는 분이 많습니다.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1,000만원을 1년 맡길 때 0.1%p는 세전 약 1만원입니다. 200일이면 약 5,500원, 세후로는 4,600원 정도입니다. 금액이 크지 않다는 점을 알면 소소한 금리 차이보다 편의성이나 자금 유동성을 우선하는 판단도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.
반대로 원금이 1억원이면 같은 차이가 10배가 됩니다. 그래서 '내 원금 규모에서 이 차이가 얼마인가'를 먼저 환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. 우대금리 조건을 채우려고 쓰는 카드 실적이나 이체 번거로움이 그 금액보다 크다면 오히려 손해일 수 있습니다.
만기 지정형과 정해진 개월 상품 비교하기
필요한 날짜가 정확히 정해져 있다면 일 단위로 만기를 고를 수 있는 상품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. 예를 들어 240일 뒤에 쓸 돈을 6개월(약 180일) 상품에 넣으면 만기 후 60일 동안 낮은 만기 후 이율이 적용되거나 재예치를 해야 합니다. 12개월 상품에 넣고 중도해지하면 약정금리보다 훨씬 낮은 중도해지 이율이 적용됩니다.
비교할 때는 세 가지 시나리오를 표처럼 적어보세요. 첫째, 240일 지정 상품의 세후 이자. 둘째, 180일 상품 후 60일 파킹 통장을 쓴 합산 이자. 셋째, 긴 상품을 중도해지한 이자. 대개 첫 번째가 가장 단순하고 예측 가능하지만, 지정 상품 금리가 눈에 띄게 낮다면 두 번째가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. 직접 계산해야 답이 나오는 부분입니다.
계산에 꼭 넣어야 할 변수들
첫째, 이자 지급 방식입니다. 만기 일시 지급은 단순하지만 월 지급식은 받은 이자를 따로 굴릴 수 있는 대신 금리가 약간 낮은 경우가 있습니다. 둘째, 최고 금리 조건입니다. 우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때의 기본 금리로도 한 번 계산해보세요. 셋째, 중도해지 가능성입니다. 쓸 날짜가 불확실하다면 중도해지 이율 구조를 미리 보고 일부 금액만 예치하는 방법도 있습니다.
넷째, 세금입니다. 일반 과세 기준 이자소득세는 15.4%이고, 금융소득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. 비과세·세금우대 상품의 가입 자격과 한도는 시기별로 달라질 수 있으니 가입 시점에 확인하세요. 마지막으로 예금자보호 한도도 큰 금액을 맡길 때는 함께 봐야 합니다.
엑셀 한 줄로 만드는 나만의 비교표
계산이 번거롭다면 스프레드시트에 열을 네 개 만드세요. 원금, 연 금리, 일수, 세후 이자입니다. 세후 이자 칸에 원금 × 금리 × 일수 ÷ 365 × (1 − 0.154)를 넣으면 끝입니다. 후보 상품마다 한 줄씩 입력하면 광고 문구와 상관없이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.
여기에 '조건 충족 난이도'와 '중도해지 시 이율' 메모 칸을 하나 더 두면 좋습니다. 숫자가 비슷할 때 결정을 도와주는 것은 대개 이런 정성 정보입니다.
기억할 핵심
- 세전 이자는 원금 × 연 금리 × 일수 ÷ 365로 계산하고, 일반 과세라면 15.4%를 빼서 세후 금액으로 비교한다.
- 1,000만원 기준 금리 0.1%p 차이는 1년에 세전 약 1만원이라는 감각을 가지고 우대 조건의 번거로움과 비교한다.
- 쓸 날짜가 정해져 있으면 일 단위 만기 상품과 짧은 상품 후 재예치 방식을 세후 이자로 직접 비교한다.
- 최고 금리가 아니라 우대 조건을 못 채웠을 때의 기본 금리로도 계산해본다.
- 중도해지 이율, 이자 지급 방식, 종합과세 여부, 예금자보호 한도는 가입 전 약관과 상품 설명서에서 확인한다.